탁현민 청와대 행정관 성의식 파장 ‘일파만파’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성공회대 겸임교수 시절이던 지난 2012년 1월16일 서울 광화문 KT 앞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일명 '삼보일퍽'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의 그릇된 성적 가치관 파장이 예사롭지 않다. 여ㆍ야 정치권에선 탁 행정관에 대한 경질 요구와 더불어 청와대의 근본적인 인사검증 기준 마련도 촉구하고 나섰다. 탁 행정관의 왜곡된 성적 가치관 논란은 지난 2007년 출간된 ‘남자마음설명서’와 그 해 공저로 나온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에 잇따라 소개된 여성비하발언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의 저서에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것은 남자 입장에선 테러를 당하는 기분’, ‘임신한 선생님들도 섹시했다’, ‘첫 성 경험, 좋아하는 애가 아니라서 어떤 짓을 해도 상관없었다. 친구들과 공유했던 여자’ 등의 상식 이하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거센 비난을 받았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2일 언론 인터뷰에서 “민주당 여성의원들이 청와대에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기사보기☞
야권 “탁현민 경질 요구” 한목소리 ,
백혜련, “탁현민 저서 심각한 수준…여당 여성의원들 사퇴 의견 전달” )

시민단체들의 반응도 싸늘하다. 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탁 행정관의 이야기는 남성이 성적매력의 기준을 만들고 거기에 부합하지 않는 여성을 위축시키는 방식이다”며 “여성을 통제하는 기능의 발화라는 점에서 명백한 범법행위이기 때문에 처벌 가능한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돼지발정제’ 논란보다 더 질이 나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공직자의 왜곡된 성인식 문제는 비단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여성단체들은 청와대의 공직자 인사검증 시스템에서 성평등과 인권 문제를 비중있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문재인 정부가 내각의 30% 여성 기용 등 ‘성 평등 정부’를 표방하고 있지만 청와대와 내각 인선 과정에서 공직자들의 잘못된 성인식이 잇따라 폭로된 데다, 법무장관으로 지목된 안경환 후보자가 과거 위조 혼인신고 문제로 사퇴하는 등 후보자의 성평등 의식이 인사검증의 주요 구멍으로 떠올랐다.








2010년 만들어진 고위공직 예비후보자 사전질문서 중 한 부분. 후보자의 성인식을 살펴볼 수 있는 질문은 '성희롱 등 도덕적 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습니까?' 하나다.




지난 2010년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만든 고위 공직 예비후보자 사전질문서(이하 질문서)를 살펴보면 200문항으로 이뤄진 질문 중 후보자의 성평등 인식과 인권 의식을 살펴볼 수 있는 질문은 단 한 문항에 불과하다.

질문서의 질문들은 ▦가족관계 ▦병역의무 이행 ▦전과 및 징계 ▦재산형성 등 ▦납세 및 각종 금전납부의무 ▦학력 및 경력 ▦연구윤리 등 ▦직무윤리 관련 ▦개인 사생활 관련 항목으로 나눠져 있다. 이중 후보자의 성인식을 살펴볼 수 있는 질문은 ‘개인 사생활 관련’ 항목에 포함된 ‘성희롱 등 도덕적 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습니까?’란 질문 하나뿐이다.

고위공직 후보자의 성평등 인식을 검증할 기준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인식 아래 지난달 30일 한국여성단체연합(이하 여연)은 ‘문재인 정부는 인사 검증 기준에 성평등 관점 강화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여연은 논평에서 “여성을 비하하고 대상화한 인물을 청와대 행정관에 내정한 새 정부의 인사 기준에 강하게 문제제기 한다. 공직임용에 부동산투기, 세금탈루, 위장전입, 병역면탈, 논문표절 등 5대 비리 행위자는 배제하겠다고 천명하면서도 성평등 관점은 안중에도 없단 말인가”라면서 정부의 인사 기준을 비판하고 인사기준에 성평등 관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안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사퇴와 탁 행정관의 저서 속 왜곡된 성 인식 등의 논란이 이어지자 여연은 회원단체들과 의견을 종합한 2차 입장을 23일 발표할 예정이다. 김수희 여연 부장은 “탁 행정관 한 명만 사퇴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봤다. 성평등에 대한 철학을 이 정부가 가지고 있는가가 더 큰 문제”라며 “인사 검증 기준에서 성평등과 인권에 대한 의식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내용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email protected]

작성일 2018-01-20 13: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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